코로나19 ‘방역 사령관’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
코로나19 방역에 아이콘으로 부각되는 인물이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입니다.
중앙일보에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칼럼과 관련한 기사가 있어 그대로 공유하고 싶어서 포스팅합니다.
국민들을 위해 이렇게 헌신하는 분이 또 있을까요?
이번에 코로나19를 잘 대처하고 있는 질병관리본부가 조명을 받은 만큼 정부가 이후에도 질본이 질병관리에 콘트롤 타워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잘 보완해주길 기대 해봅니다.
정 본부장은 고향이 전남이고 서울대 의대 출신입니다.
2015년 메르스 사태 때 질병관리본부 질병예방센터장이었는데, 2017년 첫 여성 질병관리본부장으로 승진했습니다.
이론과 경험을 겸비한 우리나라 최고 방역 전문가라고 하고요, 아주 성실하고 꼼꼼하다고 합니다. 100일 이상 비상근무하면서 버티는 것을 보면 내공이 대단한 것 같습니다.
이런 분들은 특히 건강하고 오래오래 본부장을 계속 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하는 분들이 많이 있을 겁니다. 그 분들에게도 감사를 드립니다.
질병관리본부는 충북 청원군 오송에 있습니다.
다음은 기사 전문입니다.
기침, 흰머리, 칭찬... ‘방역 사령관’의 100일은 짧았다
중앙일보 2020.4.27
‘1월 20일 첫 브리핑 때 입었던 말끔한 양모 재킷은 오래전 일이다. 손이 많이 안 가는 의료용 재킷(민방위복)으로 바뀌었다. 머리카락이 갈수록 헝클어지고 눈에 띄게 희끗희끗해진 걸 보면 머리 손질을 아예 그만둔 것 같다. 뉴스 보도에 따르면 거의 잠을 자지 않고 사무실도 떠나지 않았다.’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칼럼 첫머리에 등장한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에 대한 묘사다.
‘침착하고 유능한 관료들이 있어 천만다행’이라는 제목의 칼럼은 “일관된 솔직함과 정보에 근거한 분석, 냉정함을 잃지 않는 침착함은 초조한 한국 국민에게 강력한 진정제”라고 표현했다.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등을 수습한 정 본부장은 국내 최고 방역 전문가 중 한 명으로 꼽힌다.
‘방역 사령관’이 바삐 움직이는 사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100일이 지났다. 머리 절반을 뒤덮은 흰머리와 수척해진 얼굴, 달라진 확진‧사망자 통계가 흘러간 시간을 보여준다. 1월 20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뒤 정은경 본부장은 거의 매일 TV에 얼굴을 비쳤다. 일반 국민으로선 정 본부장의 브리핑이 곧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상징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러다 보니 정 본부장의 행동과 발언은 큰 영향력을 가진다. 그는 코로나19 유행 초반 감염 예방을 위한 ‘기침예절’을 수차례 보여줬다. 손이 아니라 팔뚝 옷소매로 가려야 한다는 걸 반복 설명했다. 예시에만 그치지 않았다. 실제로 브리핑 도중 기침이나 재채기가 나올 때도 ‘정석’대로 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브리핑, 국회 등에서 손으로 가리고 기침하면서 논란이 된 것과 대조적이다.
솔직한 생각을 밝힐 때도 있다. 정 본부장은 2월 26일 브리핑에서 코로19의이력에 대한 평가를 내놨다. “한달 정도 역학조사와 환자 발생 양상을 보면서 가장 곤욕스러웠던 건 감염력이 굉장히 높고 전파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2주 전엔 정 본부장이 사용한 업무추진비 내역이 공개되기도 했다. 3월 한 달 동안 민간전문가 자문회의 커피 구입비로 5만800원을 쓴 게 전부다. 2월 사용 건수도 3차례에 불과하다. 코로나19 업무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생활이 이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정 본부장도) 휴식이 필요하지만 쉰다는 말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다. 잠깐 여유가 생겨 질본 근처 숙소에 빨리 들어가는 날도 업무를 손에서 놓지 못한다”고 말했다.
정작 본인은 말을 아낀다. 2월 24일 브리핑에서 기자가 몸 상태 등을 묻자 “방역대책본부 직원들의 업무 부담이 크기는 하지만 잘 견디고 (일을) 잘 진행하고 있다”고만 답했다.
그 대신 주변에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대구‧경북 의료인들은 코로나19 대응의 진정한 영웅”(1일 브리핑)이라고 치켜세우는 식이다. 10일 브리핑에선 WSJ 칼럼에 대한 소감을 묻는 말도 나왔다. 잠시 머뭇거린 정 본부장은 “민관 협력, 사회적 연대를 통해 코로19에 대응하고 있다고 판단한다. 많은 관계자에게 항상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최근에는 일일 신규 환자가 10명 안팎으로 줄었다.
하지만 방심하면 안 된다는 정 본부장의 경고는 첫날과 다를 바 없다. 이달 들어 조용한 전판 가능성과 겨울철 재유행 위험 등을 수차례 언급했다.
국내 첫 환자 발생 99일째인 27일, ‘100일 평가’를 부탁한 취재진에게 이렇게 답했다.
“어려운 질문인 것 같습니다. 한 줄로 평가를 한다면 ‘국민들과 의료진들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하지만 코로나19는 아직 현재진행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