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절기와 삼복(三伏)
태음력은 달의 모양을 통해 날짜를 바로 알기는 쉬우나 한 달을 약 30일로 정했기 때문에
약 365일인 태양의 공전주기와 차이가 생기게 되어 계절의 변화를 정확히 알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이것을 보완하기 위해 나온 것이 24절기입니다.
24절기는 태양력으로 태양의 움직임에 따라 1년을 24개로 나눈 것입니다.
24절기는 대체로 15일 간격으로 오는데, 양력으로는 매년 같은 날이나 하루 정도의 차이가 납니다.
24절기의 명칭은 중국 화북 지방을 기준으로 정했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명칭과 기후가 잘 맞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전체 봄·여름·가을·겨울의 4계절로 나누면 한 계절에 6개의 절기가 있습니다.
봄
입춘(立春) 2월 4일 or 5일
봄의 시작입니다. 입춘이 되면 가정에서 대문이나 기둥
등에 입춘첩을 써붙이는데,
주로 ‘입춘대길 건양다경(立春大吉 建陽多慶)’이라는
문구를 붙입니다.
'봄이 시작되니 크게 길하고 밝은 기운으로 경사스러운
일이 많이 생기기를 기원합니다'라는 뜻입니다.
우수(雨水) 2월 18일 or 19일
우수(雨水)는 빗물이라는 뜻입니다. 겨울에 내리던 눈은 그치고 봄이 오니 비가 내립니다.
‘우수 경칩에 대동강이 풀린다’는 속담처럼 우수·경칩이 되면 얼었던 강물도 녹습니다.
경칩(驚蟄) 3월 5일 or 6일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나듯이 동면하던 동물이 깨어나고,
날씨가 따뜻해서 초목의 싹이 돋기 시작합니다.
본래는 계칩(啓蟄)이지만 한나라 경제의 이름을 피하기 위해 경칩으로 바꿨습니다.
춘분(春分) 3월 20일 or 21일
낮과 밤의 길이가 같습니다. 춘분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농사를 시작합니다.
청명(淸明) 4월 4일 or 5일
기후가 따뜻하면서도 하늘이 맑고 밝은 봄입니다.
대개 한식·식목일과 겹치는 날입니다.
청명이 되면 논밭의 흙을 고르는 가래질을 합니다.
곡우(穀雨) 4월 20일 or 21일
곡식을 심을 수 있는 봄비가 내립니다.
이 무렵에 봄비가 많이 내리는데 곡우에 가물면 그해 농사를 망친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때 볍씨를 담그고 못자리를 깝니다.
여름
입하(立夏) 5월 5일 or 6일
여름의 시작입니다.
소만(小滿) 5월 21일 or 22일
만물이 생장하여 식물의 푸르름이 조금씩 대지를 덮습니다.
모내기를 시작합니다.
망종(芒種) 6월 5일 or 6일
종자(씨)를 뿌려 한해의 농사를 시작합니다.
망(芒)은 까끄라기 망입니다. 벼나 보리에 있는 깔끄러운 수염을 말합니다. 그래서 망종(芒種)은 볍씨나 보리씨란 뜻입니다.
요즘은 비닐 모판이 있어서 소만 무렵에 모내기를 하지만,
과거에는 망종에 모내기를 시작했습니다.
하지(夏至) 6월 21일 or 22일
낮이 가장 길고 밤이 가장 짧습니다. 동지의 정반대입니다.
소서(小暑) 7월 7일 or 8일
더위가 시작되지만 아직은 작은 더위입니다.
그리고 이때쯤 장마가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대서(大暑) 7월 22일 or 23일
장마가 끝나고 큰 더위가 시작됩니다. 대개 중복 때로 더위가 가장 심합니다.
가을
입추(立秋) 8월 7일 or 8일
가을의 시작입니다. 밤에 서늘한 바람이 불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입추 다음에 말복이 있기 때문에 아직은 무더위가 기승을 부립니다.
처서(處暑) 8월 23일 or 24일
더위가 한 풀 꺾여서 간다는 뜻입니다.
폭염과 열대야가 사라지기 때문에 '처서가 지나면 모기입도 삐뚤어진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극성이던 모기도 약해진다는 뜻입니다.
처서가 되면 풀이 더 자라지 않습니다. 그래서 산소의 벌초는 처서 이후에 합니다.
또한, 이 때는 태풍이 오는 시기입니다.
백로(白露) 9월 7일 or 8일
흰 이슬이 내리기 시작합니다.
추분(秋分) 9월 23일 or 24일
춘분과 마찬가지로 낮과 밤의 길이가 같습니다.
한로(寒露) 10월 8일 or 9일
찬 이슬이 내리기 시작합니다.
겨울 철새들이 찾아오고, 제비를 비롯한 여름 철새는 남쪽으로 갑니다.
상강(霜降) 10월 23일 or 24일
아침저녁으로 쌀쌀해지기 시작하면서 서리가 내리기 시작합니다.
날씨는 매우 쾌청하며, 단풍이 절정을 이루는 때입니다.
겨울
입동(立冬) 11월 7일 or 8일
겨울의 시작입니다. 김장을 담그는 때이고 겨울잠을 자는 동물은 동면에 들어갑니다.
소설(小雪) 11월 22일 or 23일
얼음이 얼기 시작하고 첫눈이 내립니다.
대설(大雪) 12월 7일 or 8일
눈이 가장 많이 내린다는 뜻에서 대설(大雪)인데, 실제로는 그렇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기후하고 좀 일치하지는 않는데, 하여튼 그런 의미에서 대설입니다.
동지(冬至) 12월 21일 or 22일
하지(夏至)와는 정반대로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습니다.
동지는 양의 기운이 다시 생하는 절기라고 해서
‘일양시생지절(一陽始生之節)’이라 합니다.
봄의 첫 시작은 입춘이지만, 봄을 오게 하는 따뜻한 양의 기운은 동지에서부터 시작합니다.
그래서 동지를 ‘작은 설’이라고 하기도 합니다.
12월 25일 크리스마스도 서양의 동지 축제에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동지에는 팥죽을 먹습니다.
이날 팥죽을 쑤어 조상께 제사 지내고 대문이나 벽에 뿌려 귀신을 쫓아 새해의 무사안일을 빌었습니다.
소한(小寒) 1월 5일 or 6일
작은 추위라는 소한(小寒)이지만 겨울 중 가장 추운 때입니다.
대한(大寒) 1월 20일 or 21일
이름으로 보면 가장 추운 절기지만 소한이 더 춥습니다.
그래서 대한이 소한 집에 놀러갔다가 얼어 죽었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삼복(三伏)은 1년 중 가장 더운 기간으로, 초복(初伏) 중복(中伏) 말복(末伏)이 있습니다.
삼복(三伏)의 글자 뜻은 여러 해석이 있지만,
사람이 더위에 지쳐 엎드릴 정도로 더운 날이라는 뜻이 있습니다.
초복은 하지 이후 세 번째 경일(庚日)이 드는 날이고,
중복은 하지 이후 네 번째 경일(庚日)이 드는 날입니다.
경(庚)은 ‘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甲乙丙丁戊己庚辛壬癸)’라고 하는 10천간의 경(庚)을 말합니다.
달력을 보면 10천간과 12지지 즉, 간지(干支)로 날짜 밑에 표시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말복은 입추를 지나 첫 번째 경일(庚日)이 드는 날입니다.
그래서 초복과 중복은 10일 간격이지만, 중복과 말복의 간격은 때에 따라 20일이 되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