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은하와 안드로메다
빅뱅 후 우주는 계속 팽창하고 있습니다. 지금 우주의 직경은 대략 930억 광년 정도 된다고 합니다.
그런데 지금 이 순간도 팽창하고 있습니다.
풍선 위에 두 점을 찍고 불면 부풀어 오르면서 두 점이 멀어지는 것처럼 우주에서 은하들은
서로 멀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두가 서로 멀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왜냐면 은하의 중력으로 서로 붙잡고 있기 때문이죠.
우주에서 은하들은 서로 뭉쳐 은하군을 형성하고 또 다수의 은하군이 뭉쳐 더 큰 은하단으로 묶여 있습니다.
그리고 그 무리 속에 있는 은하들은 중력의 작용에 의해 끌어 당겨 합쳐지기도 합니다.
원래 우리 은하도 작은 꼬마 은하였지만 100개의 작은 은하가 뭉쳐서 지금처럼 덩치 큰 은하가 됐다고 합니다.
우리 은하가 속한 국부 은하군은 대략 1,000만 광년 폭의 구역 안에 54개 이상의 은하가
함께 중력으로 엮어 있습니다. 하지만 국부 은하군에는 100개가 넘는 은하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1,000만 광년의 폭이면 우리 은하 직경의 100배 정도 되는 공간이죠.
여기에는 나선 은하, 타원 은하, 불규칙 은하 등 다양한 종류의 은하가 있습니다.
이 국부 은하군에는 중심이 되는 대표 은하가 두 개 있는데요,
바로 우리 은하와 안드로메다 은하입니다.
우리 은하와 안드로메다 은하는 각각 수십 개의 위성 은하를 거느리고 마치 한 블록처럼 무리지어 움직입니다.
위성 은하들은 중심되는 은하를 중심으로 공전 운동을 하는데요,
그렇다고 모든 위성 은하가 궤도 운동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 은하는 26개의 위성 은하를 갖고 있는데요, 대부분은 조그만 왜소 은하입니다.
가장 가까이 있는 위성 은하는 태양계에서 2만 5,000광년 떨어져 있는 큰개자리 왜소 은하와
6만 5,000광년 떨어져 있는 궁수자리 왜소 은하입니다.
우리 은하의 직경을 10만 광년으로 본다면 정말 아주 가까이에 있는 은하들이죠.
우주의 거리 개념으로 본다면요.
그리고 또 다른 위성 은하인 대 마젤란 성운은 태양계에서 16만 3,000광년, 소 마젤란 성운은 19만 7,000광년 떨어져 있습니다. 이 위성 은하들은 언젠가는 우리 은하에 먹혀서 흡수되는데요, 사실 궁수자리 왜소 은하는 지금 이 순간 우리 은하에 먹히는 중입니다. 먹혀서 우리 은하의 외곽 평면으로 편입되는 겁니다.
큰개자리 왜소 은하는 대략 10억 개의 별을 가지고 있는 불규칙 은하로 직경은 2,000광년,
궁수자리 왜소 은하는 타원 은하로 직경은 약 1만 광년,
대 마젤란 성운의 직경은 약 1만 4,000광년,
소 마젤란 성운의 직경은 약 7,000광년쯤 됩니다.
국부 은하군에서 우리 은하와 안드로메다 은하에 이어 세 번째 대표주자는 삼각형자리의 바람개비 은하입니다. 바람개비 은하는 안드로메다의 위성 은하죠.
형태는 나선 은하이며 직경이 약 7만 광년쯤 되고 400억 개의 별이 있습니다.
위성 은하 중에서는 그런대로 큰 축에 속하죠.
우리 은하와 안드로메다 은하는 250만 광년쯤 떨어져 있는데요,
국부 은하군의 질량 중심은 우리 은하와 안드로메다 은하와 사이에 있기 때문에 서로 뱅글뱅글 돌고 있습니다.
안드로메다 은하는 우리 은하보다 조금 더 커서 1조 개의 별을 가지고 있죠.
그래서 우리 은하보다 25% 정도 더 밝습니다.
안드로메다 은하에서 해마다 생겨나는 별의 양은 태양 질량 정도로
태양 질량의 3~5배인 우리 은하에 비해 생산속도가 느린편입니다.
우리 은하는 덩치는 조금 작아도 안드로메다보다 조금 더 묵직합니다.
그래서 암흑 물질이 안드로메다보다 우리 은하에 더 많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안드로메다와 우리 은하는 초당 300km 속도로 서로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결국에는 두 은하가 충돌해서 하나로 합쳐진다는 얘긴데요,
두 은하는 앞으로 20억 년이 못 되어 닿을락 말락 가까워지고,
40억 년 뒤에는 안드로메다와 우리 은하가 충돌해서 뒤엉키기 시작합니다.
그렇다고 별끼리 막 충돌하는 일은 없습니다.
별과 별 사이는 엄청난 공간이 있기 때문에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왜소 은하를 흡수하는 정도가 아니라 거대한 두 덩치가 충돌해서 하나로 합쳐지는 것이기 때문에
큰 충격을 주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리고 덤으로 신비롭고 환상적인 장면들을 선사할 것입니다.
수많은 성단들이 사방에서 깜빡이고, 초신성이 여기저기에서 번쩍거리며, 발광 성운이 빰을 붉히듯 홍조를 띠고, 성운들과 티끌 무리들은 여기저기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춤을 추는 장면이 연출됩니다.
인간이 우주 어딘가에 살아서 이 장면을 본다면 역사적인 순간이 되겠죠.
그러고 나서 70억 년쯤 뒤에 두 은하의 합병은 완료됩니다.
엄청난 거구의 타원 은하로 재탄생 돼죠.
이름은 우리 은하와 안드로메다의 합성어인 ‘밀코메다(Milkomeda)'입니다.
우리 은하와 안드로메다가 합쳐질 때 중력의 변화로 원반이 들썩이면 태양이 원반 밖으로 튕겨 나갈 수도 있고 지금과는 전혀 다른 환경에 쳐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때는 이미 태양의 수명이 다한 시점이어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때가 되기 훨씬 전에 인간은 태양계에서 살 수 없어 다른 곳으로 이주를 했을 겁니다.
아마 태양계를 벗어날 수 있을 만큼 문명이 발전했다고 봐야 되겠죠.
아니면 우리 은하를 벗어나서 우주를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을 정도로 문명이 발전했을 지도 모릅니다.
희망사항이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