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과 땅의 우주 망원경
천문학에서 뭐니뭐니 해도 가장 요긴하게 쓰는 것은 우주 망원경입니다.
인류 최초로 망원경을 만들어 천체를 관측한 사람은 '갈릴레오'인데요,
그는 17세기초에 말하자면 굴절 망원경을 직접 만들어 태양과 달을 관측하고
목성에 위성이 있다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접안렌즈에 오목렌즈를 쓰는 갈릴레오식 굴절 망원경은 소형 쌍안경,
오페라글라스나 저급 망원경 이외에는 사용되지 않습니다.
요즘 천체를 관측하는 데 쓰는 굴절 망원경은 접안렌즈에 볼록렌즈를 쓰는 케플러식 굴절 망원경입니다.
우주 망원경은 크게 가시광선 영역을 관측하는 ‘광학 망원경’과 천체에서 오는 전파를 관측하는
‘전파 망원경’이 있습니다.
그리고 눈으로 보이지 않는 ‘적외선이나 자외선, 감마선’ 영역을 관측하기 위한 망원경도 있죠.
또, 광학 망원경은 굴절 망원경과 반사 망원경으로 나누어집니다.
이 두 망원경의 차이는 굴절 망원경은 렌즈를 사용하고 반사 망원경은 반사 거울을 사용한다는 겁니다.
굴절 망원경의 경우 대물렌즈의 구경이 1m 이상 되면 상이 분명하지 않는 현상이 일어나기 때문에
대형 천체 망원경은 반사 망원경으로 제작합니다. 천문대에 있는 망원경은 대부분 반사 망원경입니다.
이런 천체 망원경은 땅 위 뿐만 아니라 하늘에도 설치되어 있습니다.
지상에 있는 망원경으로는 대기의 방해를 받아 천체를 정밀하게 관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미국의 천체물리학자 라이만 스피처가 우주로 망원경을 올리자는 제안을 처음으로 했습니다.
그것을 계기로 1990년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 의해 최초로 허블 우주 망원경이 발사되었고
지금은 많은 우주 망원경이 지구 밖에서 큰 활약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주에서 활약하고 있는 망원경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좀 살펴볼까요?
<가시광선 망원경>
•허블 우주 망원경
•케플러 우주 망원경
•가이아 우주 망원경
•TESS
•HabEx
허블 우주 망원경
허블 우주 망원경은 최초의 우주 망원경으로 반사망원경입니다.
길이가 13m나 되며 렌즈의 구경만 2.4m에 달하는 등 인공위성으로서는 매우 큰 편에 속합니다.
지구상에 설치된 망원경보다 50배 이상 미세한 부분까지 관찰할 수 있는데요,
가시광선 외에도 근자외선, 근적외선도 관측 가능하며 대표 임무는 은하와 별 관측,
우주 팽창 증거를 발견하는 겁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 의해 1990년 발사되었으며 여러 차례 우주왕복선을 투입하여
대대적인 보수 작업을 하면서 운용하고 있습니다. 2021년까지는 사용 가능하다고 합니다.
케플러 우주 망원경
NASA가 2009년 발사한 케플러 우주 망원경의 주 임무는 지구와 비슷한 외계 행성을 찾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다른 별 주위를 공전하는 외계 행성을 찾고 그 중에 골디락스 영역 안에 들어가는
지구형 행성을 찾는 거죠.
찾는 방법은 지구에서 볼 때 행성이 별 앞을 지나가면 별빛이 어두워지는 ‘행성에 의한 별빛가림 현상’으로
외계 행성을 찾습니다.
케플러 우주망원경은 2013년 중반에 공식 임무를 마쳤지만, 고장 난 부분의 기술적 보완을 거쳐
2014년부터 적색왜성계의 행성 추적에 알차게 활용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2018년에 퇴역했습니다.
그동안 케플러 우주 망원경은 9년 동안 외계 행성 2,662개와 항성 53만 506개, 초신성 61개를 찾아내는
쾌거를 이뤘습니다. 이 중 10여 개의 행성은 골디락스 영역에 위치한 지구와 유사한 규모의 암석형 행성입니다. 그 중 케플러-22b, 케플러-452b는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죠.
케플러 우주 망원경의 뒤를 이어 외계 행성들을 탐사하기 위해 NASA는 2018년에 ‘테스(TESS)'를
쏘아 올렸습니다.
가이아 우주 망원경
유럽 우주국(ESA)에서 2013년 발사한 우주 망원경입니다.
주 목표는 10억 개 이상의 20등급 이하의 항성 데이터와 2천만 개의 항성의 거리를 1% 이내의 높은 정밀도로
측정하는 것, 1천 개 이상의 외계 행성들의 궤도를 정밀 측정, 50만 개 이상의 퀘이사 탐지 및 은하수의 3D 지도를 작성하는 것입니다.
가이아 우주 망원경의 임무는 2022년까지입니다.
HabEx
2035년 발사 예정인 우주 망원경으로 생명체가 존재 가능한 외계 행성을 찾는 것이 주 목적입니다.
구경이 약 3.5~8m로 이 정도 크기의 구경이면 외계 행성의 대기층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전파 망원경>
전파 망원경은 지상 망원경에 비해 큰 장점이 없기 때문에 우주로 잘 쏘아 올리진 않습니다.
하지만 우주배경복사를 관측하는 망원경은 우주로 쏘아 올려 관측합니다.
•WMAP
•플랑크 우주 망원경
WMAP
2001년에 발사되어서 2010년까지 우주공간에서 우주배경복사(CMB)를 측정한 관측 위성(우주 망원경)입니다.
COBE 위성의 임무를 이어받아 더 높은 정밀도로 우주배경복사를 측정했는데요,
WMAP의 우주배경복사 측정은 현재 우주론의 표준 모델을 확립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플랑크 우주 망원경
2009년 유럽우주국(ESA)에서 발사했으며 ‘WMAP’보다 더 높은 정밀도를 가진
우주배경복사 탐사 망원경입니다.
주 임무는 우주배경복사(CMB) 관측, 우주의 조성과 나이 그리고 암흑 물질의 성질에 관한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입니다.
빅뱅 후 우주가 4000℃ 정도로 식으면서 나온 빛이 오늘날 마이크로파로 변한 게 우주배경복사인데요,
이 빛의 분포를 관측하면 별도 태어나지 않은 초기 우주의 모습을 연구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우주배경복사를 관측하는 전파 망원경은 'COBE 위성'에서 'WMAP'과 '플랑크 우주 망원경'으로
발전되어 왔는데요, 발전될수록 더 정밀한 우주배경복사 지도를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COBE 위성은 1989년에 발사된 최초의 우주배경복사 탐사선입니다.
<적외선 망원경>
적외선은 지상에서도 관측은 가능하지만, 대기권에서 수증기에 의해서 감쇠되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적외선 망원경을 우주에 쏘아 올리고 있습니다.
특히 적외선 망원경은 멀고 어두운 천체를 관측하기에 가시광선 망원경보다 훨씬 유리합니다.
•스피처(Spitzer) 우주 망원경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 (발사 미정)
•낸시 그레이스 로만 우주 망원경 (2025년 발사 예정)
•유클리트 우주 망원경 (2022년 발사 예정)
스피처 우주 망원경
우주로 망원경을 올리자는 제안을 최초로 한 사람은 미국의 천체물리학자 ‘라이만 스피처’입니다.
그로 인하여 최초로 허블 우주 망원경이 발사되었고 후에 이런 스피처의 업적을 기념하기 위해
적외선 망원경에 ‘스피처’라는 이름을 붙이게 됐습니다.
주경의 직경이 85cm인 스피처 망원경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 의해 2003년에 발사되었으며
2020년에 임무가 끝나고 퇴역했습니다.
대표 임무는 우주 먼지와 가스에 가려진 천체들을 적외선으로 관측하는 것입니다.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
아직 발사되지 않은 이 망원경은 허블 우주 망원경을 이어 더욱 깊은 우주를 보기 위하여 제작한
우주 망원경입니다.
이 망원경의 반사경은 1.3m 짜리 작은 정육각형 반사경을 18개 조합해 큰 반사경을 만드는데요,
너무 커서 이것을 구겨넣고 발사해 우주에서 펼칩니다.
반사경의 직경은 6.5m로 직경 2.4m의 허블 망원경보다 훨씬 큽니다.
그래서 허블 망원경이 보는 것보다 25배 더 어둡고, 5배 더 먼 거리에 떨어진 천체까지도
선명하게 볼 수 있습니다.
가시광선 관측은 이제 적응광학기술 등으로 개선되어 지상의 초대형 지상망원경이 더 잘할 수 있기 때문에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은 주로 적외선을 관측하게 설계되었습니다.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이 발사되면 현재의 우주 망원경들이 관측하기 어려운 초 원거리 은하와
빅뱅 직후 약 1억 년의 우주를 관측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생명체 서식이 가능한 외계 행성 탐사도 할 예정입니다.
그런데 발사가 자꾸 연기되는 이유는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의 특수한 환경 때문에
신중에 신중을 고려하는 이유가 아닐까 합니다.
현재 계획한 이 망원경의 궤도는 달을 지나 훨씬 먼 곳으로 보냅니다.
열에 아주 민감한 적외선 관측을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지구와 달, 태양 등 가까운 열원에서
가능한 멀리 떨어져야 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지구와 달, 그리고 태양의 중력이 서로 딱 균형을 이루고 있는 라그랑주 다섯 번째 지점으로
보내야 하기 때문에 한 번 발사하면 허블 망원경처럼 다시 고칠 수도 없습니다.
<자외선 망원경>
갈렉스 자외선 망원경
2003년에 발사된 자외선 우주망원경으로 구경이 0.5m이며 은하탐사선입니다.
우리나라 연세대를 비롯한 세계의 여러 대학과 연구소의 공동 프로젝트를 위해 제작 되었습니다.
<X선 망원경>
•ROSAT
•찬드라 엑스선 관측선
•스페크트르-RG
ROSAT 망원경
독일과 영국, 미국이 공동 제작한 ROSAT X선 망원경은 1990년 우주로 발사되었고
2011년 추락하여 수명을 다했습니다.
찬드라 엑스선 관측선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 의해 1999년 발사되었습니다.
찬드라 관측선은 초신성이나 퀘이사, 블랙홀과 관련하여 눈에 띄는 성과를 보여주었고
엑스선 천문학의 엄청난 진보를 불러온 주인공입니다.
스페크트르-RG
러시아의 X선 망원경으로 독일과 합작해서 개발했고 2019년에 발사됐습니다.
임무는 우주의 모든 천체에 대한 지도를 제작하는 게 목표입니다.
<감마선 망원경>
매일 밤하늘 우주 어디선가 태양이 평생(약 100억년) 동안 내놓는 양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수 분 또는 수 초만에 분출하는 장관이 연출되고 있는데 이것을 ‘감마선 폭발’이라고 합니다.
이 감마선 폭발은 1960년대 말 처음 발견된 이래 천체물리학자들을 매료시켜왔는데요,
이 감마선을 관측하는 망원경이 바로 감마선 망원경입니다.
•컴프턴 감마선 망원경
•페르미 감마선 우주 망원경
•UFFO 패스파인더
컴프턴 감마선 망원경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1991년 이 감마선 폭발 현상을 규명하기 위해 컴프턴 감마선 우주망원경을
우주로 발사했습니다. 2000년 수명을 마칠 때까지 컴프턴 감마선 우주 망원경은 매일 한 건 이상
총 3천여 개의 감마선폭발 천체를 관측했습니다.
페르미 우주 망원경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 의해 2008년 발사된 감마선 우주 망원경입니다.
지금까지 2300건 이상의 감마선 폭발을 관측했으며 지난 2013년 인류가 확인한 것 중 가장 강력한
감마선 폭발을 관측한 것도 이 망원경입니다.
초기 우주를 이해하는데 실마리가 될 것으로 여겨지는 감마선 폭발은 무거운 별이 자체 중력을 못 이겨
블랙홀로 붕괴하거나 중성자별이 합쳐질 때 발생한다고 합니다.
UFFO 패스파인더
대한민국이 주도하고 미국, 대만, 러시아 등이 참여한 감마선 망원경으로 2016년 러시아에서 발사됐습니다.
이제까지 우주에 쏘아 올린 망원경에 대해서 알아봤는데요,
그러면 지상에는 어떤 망원경들이 있을까요?
지상에는 상대적으로 비용이 저렴하고 관리가 용이하기 때문에 대형 반사 망원경을 세우고 있습니다.
또한 전파 망원경은 대기의 방해를 받지 않기 때문에 우주에 쏘아 올릴 필요가 없죠.
그래서 지상에 세우고 있습니다.
지상의 반사 망원경이 우주에 띄워놓은 망원경 이상의 성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구경이 커야 되겠죠.
그래서 점점 더 큰 대형 망원경을 세우고 있습니다.
18세기 말 미국의 윌리엄 허셀이 구경이 1.22m의 반사 망원경을 만든 데 이어
1917년 미국 윌슨산 천문대에 구경 2.5m, 1948년 팔로마산 천문대에 구경 5m,
1997년 하와이에 구경 10m의 반사망원경을 설치했습니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큰 것은 2007년 미국 애리조나에 미국, 스페인, 독일이 합작해 세운
구경 11.8m짜리 망원경입니다.
단일 반사 거울로 천체망원경을 만들 경우 그 구경이 8.5m 이상이 되면 무리가 있습니다.
휘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 두껍게 만들어야 하는데요, 그렇게 되면 너무 무거워 이를 지탱하기가 쉽지 않죠.
그래서 구경 10m 이상의 천체 망원경은 작은 반사 거울 여럿을 이어 만들죠.
그렇게 하면 두껍게 안 만들어도 되니까요.
하와이의 구경 10m짜리 망원경도 구경 1.8m짜리 작은 반사거울 30개 정도를 이어 만들었습니다.
또한 2026년 완성 목표로 대한민국과 미국, 호주, 브라질 등 4개국의 12개 연구기관이 참여하여
차세대 초거대 지상 망원경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구경 25m가 되는 거대 마젤란 천체망원경(GMT)입니다.
이 역시 구경 8.4m짜리 반사거울 7장을 붙여 만드는데, 칠레의 안데스 산맥 꼭대기에 설치 예정입니다.
지금까지 설치된 지름 6m 이상의 지상 천체 망원경은 모두 18개입니다.
한국이 보유한 가장 큰 천체 망원경은 보현산 천문대의 구경 1.8m짜리가 고작이죠.
지상 천체 망원경의 설치 장소는 맑은 날이 많고, 습기가 적으며 기류의 변화가 많지 않은 곳이 좋은데요,
하와이 마우나케아산, 칠레의 안데스 산맥, 스페인 카나리아 제도, 남아프리카 등이 적지로 꼽힙니다.
현재 하와이에는 구경 8m 이상의 천체망원경이 4기, 칠레에는 구경 6.5m 이상이 7기나 설치돼 있습니다.
이런 곳들은 연중 11개월 정도가 관측 가능하죠. 하지만 우리나라 보현산은 100여 일에 불과합니다.
다음으로 전파 망원경을 알아볼까요?
카리브해의 섬나라 푸에르토리코에 미국이 운영하고 있는 아레시보 천문대가 있습니다.
이 전파 망원경은 지름이 300m에 이릅니다.
현존 가장 큰 단일 전파망원경은 2016년 완공한 중국의 FAST 전파 망원경으로 지름이 500m에 다다를 정도로
엄청 큽니다.
그런데, 아무리 큰 전파망원경이라도 망원경 하나만으로는 크게 의미있는 데이터를 얻어내기가 힘들다고 합니다.
그래서 최근의 전파 망원경들은 이런 접시 안테나 여러 개를 합쳐서 하나의 큰 안테나처럼 작동하도록
만드는 것이 주류입니다. 즉, 1000km 거리에 있는 두 전파 망원경을 합치면
제한적으로나마 지름 1000km짜리 망원경 수준의 성능을 얻을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서울과 울산, 제주에 각각 21m 전파 망원경을 설치했는데요,
이것을 연결하면 구경이 무려 500km에 달하는 망원경의 성능을 낼 수 있다고 합니다.
한국은 앞으로 중국과 일본의 전파망원경을 연결해 이론상 구경을 2500km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합니다.